2009년 경 나는 아직 풋풋한 고등학생이었다. 그때 같은 반이었던 아이가 내 친구가 수정이인데 이러면서 자랑을 하길래 귀여운 동생이 신나서 얘기하길래 응~그래~ 하고 현실은 별 관심도 없었는데 열심히 관심있는 척 질문도 간간히 던졌다. 그리고 수정이가 샤이니 줄리엣이라는 뮤비에 나왔다면서 내게 뮤비를 보여주길래 아무 감정 없이 뮤비를 보았을 뿐.  사실 이게 내가 샤이니와 처음 마주하게 된 순간은 아니었다. 


내가 이 아이와 친목질을 하기 1년전, 나는 같이 봉사 활동하던 그룹의 K라는 아이와 상당히 친했는데, 걔한테 영향을 받아 B모 그룹을 같이 파다가 질려서 P모 그룹을 같이 덕질하게 되었다. 그러던 어느날 K가 쑥스러워하며 나 사실 샤이니가 좋아, 하면서 고백을 하는 것이었다. 그 말을 듣고도 난 아, 그래? 이러면서 여전히 P모 그룹을 덕질하고 있었다. 그리고 누너예 뮤비를 보여주며 K는 영업을 시작했다. 그 때의 내 샤이니에 대한 첫인상을 간단하게 요약해보자면:


온유: 껄렁거리는 래퍼. 

태민: 잘생긴 일진. 

종현: 소심해보임. 

민호: 노래 잘 부르게 생김. 

KEY: 여성스러운 성격. 


뭐 이 정도였는데, 지금 생각해보면 놀라울 정도로 거의 현실 샤이니와 맞는게 없었다. 그리고 칫, 나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 "누나" 라고, 어린척 하네! 뭐 이런 가사에 대한 거부감도 있었다. (태민이가 나보다 어리다는건 훗날에 알게 된다) 


아무튼 다시 2009년으로 돌아와, 그 때 아는 동생이 은근히 나에게 fx 데뷔를 스포할때 나는 에셈의 존재조차 몰랐다. 그러다가 링딩동 뮤비 조회수가 엄청 높길래 궁금해서 보게 되었는데, 태민이 우유 먹는 모습에 치였다. 마치 엔젤이 하얀색 넥타르를 마시는 것 같아서 뭔가 황홀해지는 기분이었다. 그리고 각 짜여진 안무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. 그도 그럴 것이 B모 그룹은 안무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그룹이었고, P모 그룹은 안무라기 보다는 재롱 잔치+서커스 공연을 보는 느낌이라서 신선했다. 


1년후 나는 잠시 한국에 방문했는데, 티비 앞에 달라붙어서 졸려서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 같은데 가요대전 샤이니 나올때까지 기다리던 순수했던 나의 모습이 기억이 난다. 심지어 내가 난생 처음 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서 산 앨범도 샤이니꺼다. 그리고 난 여전히 샤이니 덕후다.


2017년 5월에 개설한 블로그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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